별고을참외농장/농장일기

++ 춘사월 봄에 왠 늦바람? ++ <비닐하우스에 파이프까지 뽑혀버린 강풍 피해>

별고을댁 2012. 4. 6. 23:56

 

 ++ 춘사월 봄에 왠 늦바람? ++ 

 <비닐하우스에 파이프까지 뽑혀버린 강풍 피해>

 

 

며칠째 강풍이 미친듯이 불어닥치고 있는 별고을참외농장이예요.

별고을참외농장의 위치가 조금 높은 곳에 있어서

안그래도 바람이 많이 불어오는 위치이고

가끔은 회오리바람도 농장을 지나간적도 있답니다.

그런데 어제 별고을참외농장에도 메가톤급 회외리바람에게 강타당했네요.

아침부터 바람이 워낙 거세게 불어닥쳐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아서

계속 옆지기랑 농장주위를 맴돌고 있었는데

갑자기 총소리보 더 커다란 소리가 "파파팍~~~" 하고 들려서 뛰쳐나가보니

 우리 농장에서 조금 떨어진 아랫농장 5~6동의 비닐하우스를

회오리바람이 차례대로 터뜨리면서 우리 농장쪽으로 오는 겁니다.

마른 풀잎과 쓰레기들이 하늘에서 빙빙 돌면서 말이지요.

우리 농장쪽으로 회오리가 다가오더니

또 한번 "파파파팍~~~~"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지요.

 겁이나 죽는줄 알았답니다.ㅠㅠㅠ

농사를 지으면서 옆지기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농사는 하늘과 동업관계라고...  이번에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아무리 인간이 기고 뛰고 날고 해봤자.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수 밖에 없는것 같네요.

별고을참외농장에는 그나마 큰 일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작물에는 큰 영향이 없어서 다행이라 여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하늘이 도우신거지요.헤헤헤

그나저나 옆지기랑 저는 어제 피해복구 하느라 하루종일 삽질에

비닐하우스 다시 씌우고 점심도 못먹고서 하루종일 이리뛰고 저리뛰고 방방 뛰어다니기만 했답니다.

메가톤급 회오리가 우리 농장을 스치고 지나간 흔적이 처참하더군요..

당황스럽고 정신없는 가운데도 옆지기가  침착하게 재해보험을 들어놨으니

얼른 피해현장을 촬영해놓으라해서 그 사진으로 이렇게 포스팅까지 하게 됩니다.^^

회오리녀석이 비닐을 당겨 말아올라 하늘로 치솟아야 되는데

우리가 끈으로 꽁꽁 묶어놔서 그러질 못하니 아예 파이프까지 뽑아버린 것이예요.^^

비닐하우스를 끈으로 묶는다는것은 거센 강풍에는 아주 유리하지만

이렇게 회오리바람에는 파이프까지 뽑아서 휘어뜨리고 가니 더더욱 큰 피해가 속출한답니다.

비닐이 찢기고 파이프가 휘어져버린것도 있고

아예 땅에서 파이프가 뽑혀져 버린것도 있답니다.

귀농 3년만에 이런일을 겪고 나니

자연이 얼마나 위대한지 새삼 실감나더군요

 하늘로 치솟아 오른 파이프 좀 보세요.

파이프 가운데부분이 푸욱 눌러지고 휘어져서 저리 된거예요.

 처참한 광경이지요?

안에 있는 우리 참외순들이 많이 걱정 되었어요. 얼어 죽을까봐...ㅠㅠㅠㅠ

이런일을 겪을때는 작물들에게 피해가 가지않게 최대한 빨리 비닐을 다시 씌워야한답니다.

바람이 불게되면 비닐하우스를 씌우는 일이

커다란 장정 10명이 팔걷어 부치고 해도 못하는 일이걸랑요.

 어찌나 회오리가 심했던지 보온덮개까지 다 뒤집어져버렸어요.

 흙까지 다 털어내고 비닐을 찢어놓고 올라가버린 나쁜 회오리예요.ㅠㅠㅠ

아마 우리 옆지기는 지금 "침착하자, 침착하자" 하고 주문 외우고 있을꺼예요.ㅎㅎㅎ

휘어진 파이프를 도저히 다시 꼽을수 없는것들은 아예 빼버렸어요

회오리가 저렇게 파이프를 찌그러뜨려 놓고 갔답니다.

 요거는 국산이 아닌 일산비닐하우스랍니다.

한번 씌우면 수명이 5년정도 간다해서 무쟈게 큰 거금을 들여서 건설(?)한 시설물이예요

비닐이의 투명도부터가 많이 다르답니다. 그러니 자외선의 영향도 아주 크겠죠.

큰 투자이니 만큼 아주 공들여서 설치했습니다.

그 커다란 강풍에도 끄떡없이 잘 이겨냈는데

회오리바람 한방에 나가떨어졌어요.ㅠㅠㅠ

원래는 일직선으로 되어있었는데

회오리 바람으로 인해 파이프가  파도타기가 되어버렸네요

파이프가 뽑혀져버린거랍니다.

단단하게 시설물을 설치했다고 자부했었는데

대자연에는 어쩔수가 없나봐요.

그리고 마지막...

바람은 불어닥쳐오고, 더 강하게 불기전에 어여 비닐을 다시 씌워야 해서

급하게 비닐은 씌웠는데 참외꽃 수정을 도와주던 제주도에서 공수해온 수정벌들이 강풍에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고 하다가

비닐과 비닐사이에 낑겨버려서 떼죽음을 당했네요.

불쌍한 것들....에효~~~우짠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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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산다는 것...

농사를 짓는다는 것...

결코 쉬운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큰 어려움을 겪고나니

삽질(?)잘하는 우리남푠님이 더더욱 존경스러워지고(히히히)

자연에 순응할줄 알고 잘 대처하는 모습에 남푠님이 더 고맙고 든든해집니다.

 

자연을 거스르지않고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

바로 이곳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깨달은 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