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든 떠나보자

그녀들만의 추억여행

별고을댁 2013. 1. 20. 21:59

 

처음으로 여고 동창생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던 아이들도 모두 아빠들한테 맡겨놓고

몇달전부터 기획했던 그녀들만의 추억여행...

전날밤에 잠도 설칠정도로 설레였던 여행...

그렇게 아름답다던 만리포 바다로 떠났지만

만리포의 바다는 어찌 생겼는지 기억도 안난다.

그냥 우리들끼리 펜션 방에 쳐박혀서 수다떨고,

식사도 같은 식당에서 점심, 저녁 모두 해결하고...ㅠㅠㅠ

(얼마나 나가기 싫었으면 피자나 치킨 시켜먹자는 소리까지 했을까.ㅎㅎㅎ)

 

그렇지만 방바닥을 떼굴떼굴 구르면서 배를잡고 웃어제꼈던 행복했던 그 시간들은

잊지못할 내 추억의 영상이어라....

 

언제나 그리운 내 친구들...

하룻밤을 다같이 꼬박 새다시피 얼굴보며 보냈지만

또다시 뒤돌아서면 보고싶어지고,  그리워지는 내 친구들...

 

겨울바다를 뒤로하고 사진을 찍어대며

매서운 겨울 칼바람에도 깔깔거리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던 나의 그리운 친구들...

 

재밌고 기억에 남는 사진을 남겨야 한다는 일념으로

무조건 뛰었었지 .

도대체 사진 한장을 위해서 몇번을 팔짝팔짝 뛰었던지...

저질체력의 진가가 여기서 나오더구만...

그래도 우리들의 웃음소리가 자꾸 입술끝으로 삐져 나오는건 막을수가 없었어...

 

그동안 바쁘다는 핑게로 미용실 한번 제대로 못간 이 시골 아줌마를 위해

기꺼히 8명이 함께 기차역옆 백화점미용실에서 헤어 컷을 했지...

내 머리를 만져준 디자이너.. 무쟈게 떨렸을거야

뒷 쇼파에 여자들이 쪼르르 팔짱끼고 앉아서

머리를 너무 길게 짤랐다는둥, 좀 더 솎아내야 했다는 둥...

 

친구들아, 그나저나 머리는 그렇다치고

쪼오기 보이는 자글자글 파도치는 저 주름은 어찌해야한단 말이냐...ㅠㅠㅠ

 

맞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 친구들 중에 한명이 생일까지 낑겨있었지....

케익박스에서 꺼내자 마자 손가락으로 떼어먹은 내 친구야...

그때 옆에서 말리지 않았으면 내 손가락도 이미 케잌에 커다란 구멍을 낼뻔 했단다.ㅎㅎㅎ

 

 

샴페인 한잔에 얼굴 벌개져서 한시간을 푸욱 자고 일어났다가 다시 밤새워 수다떨었던 내 친구...

자기 회사제품이라면서 듣도 보도 못한 화장품을 꺼내놓고 일일히 사용방법까지 알려주며 사용을 권했던 내 친구...

직접 담은 맛깔나는 김장김치를 가져와서 우리들 모두한테서 늙어서도 옆집에서 살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게 만들었던 내 친구...

본인 이름을 이번에는 꼭 개명을 하고야 말겠다며 아직 개명확정도 안되었는데 새로 지은 이름으로 불러달라던 내 친구...

늘 내 옆에서 나를 꼬박꼬박 챙겨주며, 학교에서도 유명했었던 나의 베프이자 젤 쪼만하고 귀여운 내 친구...

(난 니가 화났을때 느그 아들들한테 어찌하는지 다 알고 있다.  니 눈에서 레이져 광이 뿜어나오더라...ㅉㅉㅉㅉ)

우리의 보스이자 젤로 미인며 얼굴도 작아서 우리들한테서 늘 멀리 떨어져서 사진찍으라고 구박받았던 내 친구....

학교다닐때 너무도 까칠했던 그녀, 지금은 어쩜 그리 수더분하고 느무느무 넉살도 좋아져버린 내 친구...

 

헤어진지 며칠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니네들 얼굴이 아른아른 거리는데...

10월 여행때까지 언제 기다린다냐...

 

보고싶다 친구야...

 

다들 서울 산다고 나만 빼고 만나기 없기다.... 알았제??